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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5월 1일 공휴일,,, 노동자가 쉬지 못하는 노동자의 날

누군지도 모를 직원들 가족들의 부고와

친구 할머님의 부고까지 장례연락을 총 8건이나 받았어

어제 분명 쉬는 날이였고,,,

친구네 할머님 장례식에 분명 잠깐이라도 들릴 수 있었는데

장례식장이 담양이라는 이유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장문의 톡을 보내고 가지 않았어

무슨 선택을 해도 후회하고 미련이 남는 내가 싫다 진짜

그렇게 장문의 톡을 보내고 멍하니 누워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 ㅎ

시간이 지나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든다고 해도

죽음이라는 단어도 장례라는 단어도 익숙해지지 않겠지만

언젠가 당연하게 많은 죽음과 상실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떠나보내야만 하겠구나 싶어서

그게 너무 슬퍼서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그냥 요새 지쳤던 것들이 몰려오는지 눈물이 자꾸 났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베리베리 다이스키] 라는 책에는

내가 이 책을 잊을 수 없게 하는 문단이 있는데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는 문장이야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날 울리니까

너무 사소한 것들까지는 사랑하지 말라고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한 사람이 있을까?

11살 생일선물로 받은 내 첫 강아지를 닮은 강아지 인형과

14살 생일선물로 아빠한테 받은 강아지 인형을

29살인 난 지금도 여전히 내 침대 옆에 항상 두고 지내고,

친구들이 준 생일선물 하나하나 모이고 모여

이삿짐이 늘어가도 절대 단 하나도 버리지 못 하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내 소중한 친구의 편지들도

꼬질꼬질 때가 묻어 너덜거려도 여전히 내 보물이고,

꾸준히 써오던 추억이 가득한 일기장들과

한 장 한 장 모인 내 소중한 사람들이 가득한 사진 앨범들,

그리고 그 누구도 없이 조용히 멍 때리는 내 작은 공간마저

내 주변의 너무 많은 것들을 사랑해버렸는데

나는 이미 사랑하게 되버린 것들이 너무 너무 많아져버려서

요새 더 눈물날 일이 많은 거 같아

잃어버리기 전에 더는 사랑할 수 없게 되기 전에

지금 더 최선을 다 해서 사랑하고 사랑해야지 ㅎ

이 모든 것들이 날 울리는 날이 오더라도

덕분에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마음껏 울 이유가 되어줘서 감사하게 여길 수 있게

내가 조금 더 강해져야지

이런,,,, 나 진짜 감성 충만한 오글 찌랭이 다 되버렸어 ㅎㅎ

5월,,, 이제 입사 6개월차,,,

이번달만 무사히 잘 버티면 1년의 반을 버틴 건데,,,

사실 유독 요새 마음이 참 아슬아슬해

평소에도 눈물 많고 생각 많은 개복치였지만,,,

왜 자꾸만 더 마음이 약해지기만 하는건지

그냥 다 포기하고 엄마, 아빠 옆에서 어리광이나 부리면서

평생 살고싶어 ㅎㅎ

난 엄마, 아빠의 버팀목 같은 단단한 딸이 되기는

애초에 글렀나봐 👉👈

시간이 지나고 계속 의지하고만 싶고 기대고만 싶고,

엄마 아빠 품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하게만 살고싶어

제발 나 자발적 우물안 개구리 시켜줘 💦

 

굳이 내 자존감 깎아내리면서 남이랑 비교하지 말고

나 스스로와 비교하는 게 맞다고 하는데 ,,,

난 자꾸만 내 주변 친구들 얼굴도 모르는 또래들은

직장 잘 적응하고 잘 버티기만 하는데

난 그 평범한 버티기, 출퇴근이 왜 이리 싫고 지치는지,,,

편하게만 살고싶은 내가 너무 이기적이고 어린 것만 같아서

요새 진짜 너무 너무 속상해

난 눈물이 많은만큼 웃음도 진짜 많은 사람이였는데,,,

웃을 일이 점점 줄어드는 건지 그냥 내가 안 웃는건지 헷갈려

2년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집계약 2년 했는데,,,

버티기 자신없다 진짜 🤦🤦🤦

진짜 세상에 강하고 단단한 사람들 참 많은 거 같아

흐린 눈 하고라도 조금 더 잘 버텨봐야지

요새는 " 어차피 여기 퇴사해도 다른 곳에서 결국 또 일해야되.

여기 퇴사한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냥 일단 여기서 최대한 목표치 버텨보자. "

이런 생각으로 버텨 ㅎㅎ

요새 가족들 제외하고 누구를 만나고 싶지도 않고

누굴 챙길 마음의 여유도 안 되고,

그렇다고 누구 앞에서 울고싶지도 않고

나 스스로 내 상태가 많이 우울하구나,

마음이 조금 많이 안 좋구나 많이 느껴

블로그 일기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해보지만,,,

솔직히 지금 약간 많이 아슬아슬하긴 해

하지만,,, 어쨌든 내일도 모레도 출근하다 보면

어떻게든 시간은 가겠지,,,

환자나 보호자들은 이런 내 마음을 알까?

뭔가 본인과 자신의 소중한 가족들을 믿고 맡기는 건데

이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

일할 때는 티 안 내고 조금만 이러다가

또 다시 힘내볼게유 💦💦💦

어쨌든,,, 신규간호사들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고

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고,

얼굴도 모르지만 무슨 선택을 하던 너무 존중하고 응원해

다들 항상 화이팅이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