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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제 Day 퇴근하면 2 off 라서

오늘만 힘내서 일하면 쉴 수 있긴 한데

왜 이렇게 눈물이 자꾸 나는지 모르겠어

어제 Day 근무는 간호조무사쌤도 출근한 날이라

V/S이랑 I/O는 간호조무사쌤이 하고,

나머지 물품준비나 처치, 검사, culture 등

station act는 내가 하라고 하셨는데

어제 SPO2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abnormal한 호흡양상

보이는 환자 있었거든?!

그래서 station 처치실로 급하게 pt 빼서

응급으로 C-line, A-line 잡고,

chest x-ray 도 찍고,

L-tube 꼽고, O2 mask 연결하고,

muco - N/S mix 해서 suction 하고,

airvo, vent, EKG 연결해서

계속 필요한 거 물품준비하고 기기 연결하고

infusion pump, extension, 폴대

여유분 찾아서 뛰어다니고,

blood c/s, urine c/s, sputum c/s 다 나가고,

기본 Lab까지 다 나가고 어쨌든 정신이 없었어

 

그래도 나름 이제 cath 삽입이나 remove

물품준비나 기본 prep하는 거는 많이 해봐서

다른 쌤들보다는 느리겠지만

그래도 나름 달려다니면서 열심히 했는데,,,

도대체 너는 계속 정신없이 다니면서 한 게 뭐냐고,

멍 때리지말고 알아서 챙길 것 좀 챙기라고 하시던

스칼프쌤 너무해 😭

우리 병동 신규들 사이에서도

이미 뒷담화와 짜증으로 유명한 스칼프 쌤이

("나비바늘=스칼프" 모른다고 환자들 앞에서

큰소리로 신규 잡아서 지어진 별명)

어느 정도 응급상황 끝나고 나서 ,,,

나 뒤에서 처치했던 물품 정리하고 있는 거

알고 그러신건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신규들 포함된 Duty 같이 하면 화난다면서

근무 시작부터 벌써 기 빨린다고

나는 이제 쟤네들 얼굴도 보기 싫다고 얘기하는 거야

 

누구는 좋고 힘이 넘쳐서 쌤 얼굴보고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일하는 줄 아나?!

그리고 투석 pt 가기 전, 후 V/S

어떤 쌤은 가기 전에 얼른 재라고 하고

어떤 쌤은 너 지금 V/S 할 때가 아니라

이 시술 서브하라고 하고

또 어떤 쌤은 도대체 넌 왜 찾으면 없냐고

대답 좀 크게 크게 하라고 하는데,,,

하,,,나 진짜 거의 환자들 깜짝 깜짝 놀랄 정도로

부를 때마다 대답 크게 하고

처치하고 있는 경우 아니면 바로 바로 달려가고 하는데

어느 정도 되야 만족하시련지,,,

아니,,,나에게 만족하실 날이 오긴 할까?

 

쌤들마다 말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원하는 보고 방법도 다르니까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

그나마 좋은 환자, 보호자들, 간병인들이 계셔서

나 안쓰러워하고 갈 때마다 먹을 거 챙겨주시고,

환자 옮기는 거라도 도와주려고 하셔서

그런 사소한 행동, 따뜻한 말 한마디에

또 감동받아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어

나는 정말 병원 일, 3교대 너무 힘들고,

병원 사람들,,, 특히 의사/ 간호사들 너무 싫지만,,

내가 아픈 환자를 위해

뭔가를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고, 사람을 살리는

임상간호사라는 직업이 힘들어도

보람있고 감사하고 좋거든?

근데 업무량이나 같이 일하는 의료인들이

이 직업으로 살아가는 걸 너무 힘들게 하는 거 같아

 

그렇게 Day는 6am - 2Pm 근무라고는 하지만,

5:30 am 출근해서 현실은 4-5pm 되야 퇴근하는 현실

집 오는 길에 힘들어도

좀 힐링하고 생각정리할 겸 걸어가야 겠다 싶어서

엄마랑 통화하면서 오는데 너무 눈물 나는 거야

난 도대체 엄마한테 어떤 말을 듣고 싶어서

무작정 전화부터 한 건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엄마는 병원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이럴 때 우리 딸한테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어떻게 힘이 되줘야 할지,

어떤 말이 우리 딸한테 위로가 될 지 모르겠어.

엄마, 아빠가 돈 많은 부자고 능력이 빵빵하면

우리 딸 힘들면 그냥 일하지 말고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놀러다니면서 살라고 하고 싶은데

엄마, 아빠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이러시는데

내가 오히려 더 미안하고,

난 왜 쓸데없이 상처를 잘 받고 눈물도 많아서

항상 줄 수 있는 최대한을 주시는 엄마, 아빠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게 하고 속상하게 하는 걸까?

진짜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야

임상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결국은 잘 버티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어 하지만

잘 적응해서 다니는 친구들도 많고,

임상이 정말 너무 안 맞아서

자격증이나 공시 준비해서 탈임상 성공한 친구들도 있는데

난 뭐하나 제대로 자리잡힌 것도 없고

자리잡으려고 온 이 곳에서 조차 붕 떠있는 느낌이야

이제는 임상의 못된 쌤들이나

인력부족, 업무과중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지

😭😭😭

하,,, 더 생각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일은 그냥 빨리 빨리 잊어버리고,

좋아하는 디저트 먹고, 푹 잘 자면서

바로 바로 스트레스 풀어줘야지 ㅎㅎ

싸가지 없고 못된 쌤들이 잘못된거지,

내가 잘못된 게 아니니까

그냥 네네 하고 배울건 배우고,

눈물나면 그냥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자

오늘 4 Day 마지막 근무도 화이팅!!

무조건 할 수 있다!

인생은 결국 버티는 거다!

일단. 버티고 보자 ♡ 독한 사람 바로 내가 되어보자♡

오늘도 내 하소연 들어주고

오구오구 해주는 내 친구들, 가족들 너무 사랑해

나는 연락 별로 신경 안 쓰였는데

내가 외롭고 힘든 상황에 놓여보니까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꾸준하고 다정한 연락이

정말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구나 많이 느껴 ♡

진짜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사람들

내 소중한 인연들이자 이번 생 내 축복들,

내가 정말 잘 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