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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간호사 일기 매일 쓰는 거 뭔가 부담되는 거 같아서

편하게 시간 나는 날만 쓰겠다고 해놓고,,,

이미 습관 된건지,,, 막상 안 쓰고 하루 보내기에는

뭔가 찜찜해져버렸어 🤣🤣🤣

어차피 오늘, 내일 2 off 쉬는 날이라

마음도 몸도 여유로워서

100일동안 있었던 이런, 저런 썰 기록해두려고 왔어 ㅎㅎ

 

최근 선물받은 내 스타벅스 최애 캡슐들 정리하면서

사부작 사부작 썰 풀어야지 ㅎㅎ

( 커피 못 먹어서 달다구리 음료만 먹던 대학생의 나 그 때가 좋을 때였다

이제는 카페인 없이 절대 못 버티는 카페인 중독자야

이제는 달다구리 음료 입에 잔여감 남아서 오히려 더 잘 안 넘어가자녀 )

나중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

이 때 이런 감정/ 생각을 했구나,, 싶어서 너무 재밌을 거 같아

 

아니,,, 근데 나 부산에 살 때는 뭐 하나 먹어도

무조건 삼시세끼 다 그릇에 옮겨닮아서 예쁘게 먹었던데,,,

지금은 어떻게든 설거지 하기 싫어서,,,

다 먹을 때까지 사온 용기나 배달 용기 그대로 먹거나

쓰던 그릇만 닦아서 계속 쓰게 되 ㅋㅋ

예쁜 그릇이나 컵 욕심은 여전히 많지만,,,

요새는 약간 그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고 🤦

이제 이사가면 무조건 다음 집은 아파트나

투룸 이상 무조건이라서,,

아예 내 자가 생기면 제대로 다시 다 꾸며봐야지 ㅎㅎ

지금은 그냥 사부작거리면서 대충 살래

그리고 이미 뭘 더 사기에는 너무 맥시멀리스트야 👉👈

 

아,,, 그리고 원래도 닭강정은 좋아해도

치킨 그닥 선호하는 편 아니였는데

최근 만난 주변 지인들이 다 치킨 러버들이라

계속 치킨 먹었더니,,,

이제 치킨 소리만 들어도

바로 속 안 좋아서 차단하고 싶을 정도로 질려버린 1인

한동안 그 질린 마음,,, 피자 🍕 로 잊어봅니다 ㅎㅎ

어쨌든 입사한 이래로 delirium 있는 pt 억제대 적용하다가

뺨도 맞아보고, 복부도 걷어차이고

스트레스성 위염에 장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관절통까지

몸이 아픈 일도 많았지만,,,

몸이 아픈 것보다 더 아픈 건 마음 아픈 거라는 걸

임상 재입사하고 정말 많이 느꼈던 100일이였어 ㅎㅎ

하지만,,, 내 성격 자체가 단순해서인지,,,

퇴근하면 어쨌든 퇴근이라는 사실 자체에 신나고

체력방전으로 기절하듯이 잠들어버려서

그 날 무슨 일 있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고,,,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사람한테 위로 받는다고,,,

한, 두마디 걱정이나 위로/ 칭찬에도

금새 다시 기운 충전되는 일들도 많았던 거 같아 ㅎㅎ

 

agitation 심한 pt 한테 갈비뼈 걷어차이고 벙쪄있다가

괜찮냐는 말도 없이 정신 좀 차리라는 스칼프에게

더 떨어질 정도 없어서 해탈하기도 여러번이고,,,

10월 입사 동기 동생 장염으로 duty 변경 됬을 때

누구는 안 아파서 안 쉬냐? 걔는 왜 이리 자주 아프냐며

뒷담 하는 J라인 H라인들에게 혐오감 들고,,,

가르쳐 준 적도 없으면서 이것도 모르냐고 한숨 쉴 때,

내 잘못 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만 움츠려들게 되고,,,

내 몸은 하나인데 4개 Team에서 1번씩만 불러도 정신없는데

그 와중 환자나 보호자까지 필요한 거

한 번에 빨리 빨리 말 알 해주고 여러 번 왔다, 갔다 할 때

고구마 🍠 500만개 먹은 듯 속 안 좋아지지만,,,

오늘따라 왜 이리 지쳐보이냐며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너무 잘 하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몸 관리 잘 하라고 걱정해주시던 쌤 ,

로테이션은 절대 안 되니까

이 병동에서 버틸건지 퇴사할 건지 생각해보라고 말해서

서운하고 속상하고 그 무능력한 면이 미우면서도

우리 엄마뻘 나이에 기 쎈 쌤들만 모이고 모인 이 병동에서

뒤에서 고연차/ 중간연차에서 까이는 거 들어보면

뭔가 또 안쓰럽고 마음 쓰이는 수쌤,

뭔가를 시킬 때마다 사소한 일이든 복잡한 일이든

어쩌면 다른 차트쌤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시킬 수도 있는데

항상 부탁조로 말해주는 쌤,

퇴근할 때마다 꼭 오늘 수고많았다고 말해주는 쌤,

우리 쌤 올 때마다 웃고있어서 좋다고

다음 근무는 언제냐면서 어깨 토닥여주시는 보호자,

나 출근하는 날만 기다렸다면서 퇴근길에

원내 베이커리에서 디저트 잔뜩 사서 손에 쥐여주던 환자분

이런 사람들의 마음과 배려에

그나마 또 아직은 조금 더 버텨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그 다음 근무 출근하게 되는 거 같아 ㅎㅎ

사실 매일 매시간 마음은 바뀌지만,,,

임상도 다 사람사는 곳이고,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기 위한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나도 간절한 마음으로 조금 더 힘내봐야지

 

날이 점점 따뜻해져서 곧 벚꽃 🌸 필 거 같은데

시간 나면 벚꽃 보면서 멍 때리는 시간도 하루쯤 가져보고,

이제 1/3 다 왔으니까 2023.11.30까지 1년 잘 채워보자 ♡

난 무조건 할 수 있다~ 난 무조건 행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