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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내 20대의 도시, 부산을 떠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인 이 곳에서 5개월차,,,

타고날 때부터 개복치는

나이가 든다고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그저 나이든 개복치가 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ㅎ

세상에는 겁나고, 무섭고, 슬플 일이 더 많다는

현실만 알아버린 나이 든 슈퍼쫄보 개복치 나야 나 👀

 

2E- off - 2D2N - off - 3E 의

3교대 11일동안 2일 쉬는 지옥의 duty 가 지나가는 동안,

나는 25,000보/day 를 걸었고,,

생각이 많은 퇴근길 30분/day 씩은 울었고,,

자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날들을 보낸 거 같아

동기들이 다 나보다 어리고,

지금은 못된 2명 제외하고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동기 동생들도 힘들어하는 게 너무 보이고

아직 속마음을 터놓을 정도 사이는 아니라서

토닥여주면 토닥여줬지,,,

동생들한테 내가 힘들다고 얘기 하기는 힘든 거 같아

역시 어딜가든 일단 어린 게 좋긴 하다는 걸

많이 깨닫는 요즘 ㅎㅎ

병원인증까지 D-40 남은 지금 병동의 모두가 예민하고,,

병동에 물품도 약도 비치가 안 되는 상황에

위치도 전부 다 변경되고, 파일 수정도 많아서,,,

원래도 일이 많은 병동 상황에서 더 일이 추가되니

무슨 일 생기면 막내라인부터 화풀이 대상 되는 느낌 (?)

물론,,,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나라서

아직까지는 내가 그 화풀이 대상이 되지는 않아서

다행인 거 같기도 해 🤦

동기들 매일 울면서 일하고,,, 출근 전 1-2시간 전산 보고

병동 1시간 일찍 출근하는데도

요새는 매일 3-4시간 over time 기본인데,,,

그렇게 일해도 욕 먹고 혼나는 거 보면서

아직 오지도 않은 차트 잡을 내 미래 벌써 걱정되는 쫄보 😭

도대체 난 어떤 조건의 직장에 가야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고 만족할 수 있을까?

네임벨류도 연봉도 포기하기는 싫지만,,,

내 마음의 평화와 워라벨도 놓치고 싶지않은

욕심많은 내가 문제인 거 같기도 ㅎㅎ

내가 어떤 조건의 직장에서 평생 다니고 싶은 건지

확실해질 때까지 여기서 존.버해보기로 다짐했는데

아유,,, 매일 출근 전 퇴사욕구 미쳐 미쳐

 

얼마 전, 이동기사님 응.사로 하루 전 근무표 바뀌면서

본가 간 지 4시간만에 기숙사 다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내리 울었다는 동기동생 💦

뭔가 입사 초기 봤을 때보다

점점 더 퀭해지고 하루하루 아슬아슬해보여서

Day 퇴근하고 카페에서 잠깐 만났는데

웃으면서 얘기하다말고 갑자기 둘 다 눈물 터져서

분리된 카페 공간도 아니였는데 같이 뿌엥 거렸어 🙈

어우,,, 나도 참,,, 29살 먹고 주책이야 ㅋㅋ

 

Night 퇴근 전 Lab 어마무시하게 챙겨도,,,

Day, Eve 에도 추가처방이 쉴 새없이 나는 이 곳

환자 study나 op 쉴 틈 없이 보내도

그 이후는 퇴원/ 전동/ 입원 파티에 정신차릴 수 없는 곳

이 곳에서 내 담당 환자가 코드블루 상황 된다면,,,

내 환자 내 부주의와 능력 부족으로

살 수 있는 걸 놓칠 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워 😨

 

난 언제쯤,,, 얼마나 경력이 쌓여야,,,

마음과 몸이 단단하고, 능력있는 의료진이 될 수 있을까?

애초에 내 역량과 성향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심란해 ㅎㅎ

 

에휴,,, 이젠 진짜 나도 모르겠어

지금의 나도 안 행복하고 건강하지 않은데

누가 누굴보고 건강하자고 하고, 행복해야한다고 하는거람

진짜 말 그대로 누가 누굴 간호해 🥺😢😂

마음이 복잡하니까 글도 다 횡설수설이구만 ㅎㅎ

다른 친구들은 잘 버티는데 자기는 아닌 거 같아서

퇴사하면서도 고민 많다는 동생들에게는

" 세상에 정말 다양한 직장이 있는 거고,

사람마다 성향도 가치관도 상황도 다르니까 당연한 거다.

그리고 너는 지금 도망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가는 거다. 잘 한거야.

너의 새로운 시작을 정말 응원해 " 라고 하면서도

정작 내가 버티고 있는 게 잘 하는 일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는 아이러니 👉👈

하지만,,, 어떻게든 자룡이 캐나다 워.홀 다녀오는 1년

2024.05 까지는 버텨서

1년 6개월 존.버 다시 다짐하는 오늘의 나

나도 아직 내 마음을 모르겠지만,,

그럴 때는 일단 버티고 보자 ㅎㅎ

결국은 흐르는 게 시간이니까

어떻게든 뭐든 난 무조건 잘 될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