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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는 말을 주문처럼 하루종일 되뇌여도

괜찮지 않음이 느껴진다

괜찮아야만 하는데 괜찮지가 않다

지금 당장 뭐 치료든 수술이든 어떻게 안 해도 된다며,,,

일단 경과관찰 하면 되는 상태라면서,,,

근데 왜 이리 힘이 없어 힘 좀 내 밥 좀 제대로 먹어 그만 좀 울어

너 아픈 거 아무도 관심없어 너 몸은 너가 챙겨야지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걱정이 걱정으로 들리지 않고

그저 아프게만 들리고 서운하게만 들리고

점점 더 위축되고 주눅들고

나도 내가 왜 울컥한지도 모르는 채로 눈물이 고인다

 

분명 증상은 전보다는 그나마 나아졌는데

출근 전부터 힘이 빠지고 속이 불편하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출근길 차를 보면서 아주 살짝 부딪히는 정도로

지금 당장 몇 일이라도 출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생각을 하는 내가 이제는 사실 좀 익숙하다

나는 #우울증 이라는 게 365일 24시간 내내

우울해야만 우울증인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문득문득 조절 안 되는 우울감이 찾아와서

웃고 힘내보려고 하다가도

그냥 일단 도망치고 싶고 다 그만두고 싶고

숨쉬는 것조차 잊고 싶은 이 무력감이

불규칙하게 찾아오는 내 상태가 우울증이 아닐까? 싶다

오늘 하루만 더 쉬고 싶다

쉬는 날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

돈 많은 백수로 그냥 뒹굴거리기만 하면서 살고 싶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다

이런 보통의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생각처럼

나도 그런거겠지 싶었는데,,, 뭔가 다른 느낌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적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괜찮은 척 하는데

혼자 있을 땐 늪처럼 빠져드는 듯한 무력감에

내 안의 모든 걸 다 게워내고 싶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가만히 누워만 있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내가 조금씩 망가진 사람이 되고 있다는 생각,

난 그냥 정상인인 척 하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난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