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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에 있으면서 모든 신규간호사(?),,,

아니 어쩌면 고연차 간호사들도

직업의식에 대한 딜레마가 클 거 같아

몸과 마음을 간호하는 직업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에 치여

환자나 보호자와 일적인 부분 제외하고는

라포 형성할 시간조차 부족하거든

 

아침에 여유롭게 마들렌 먹으면서 할 얘기도 아니고,

어쩌면 그저 내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어떤 날은 내가 꼭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피곤해도 off 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공부하고

출근하면 힘들어도 더 달려다니면서

환자들에게 웃으면서 인사 한 번 더 하고,

체위변경. 환의 변경 한 번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문의하시는 부분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는

"필요한 간호사", "도움되는 간호사",

"고마운 간호사" 가 되야지 다짐하다가도,,,

무슨 지킬앤하이드,,, 이중인격자처럼

일 바쁘고 혼난 날에는

지금 환자 챙길 때가 아니라

내가 아프고 슬프고 죽게 생겼는데

무슨 의료인 직업의식이고

좋은 간호사 신념이냐면서

눈빛부터 악바리처럼 독기 품어서

건드리면 바로 물어버릴 사람처럼,,, 다니거든 ㅎㅎ

바빠서 뛰어다니는 와중에

보호자가 급한 일도 아닌데 도와달라고 하면

말은 못 하고,,, 마음 속으로는

'하,,, 왜 하필 지금 왜 나한테 이러실까 ,,,

이걸 혼자 못 하면 간병인을 구하거나

간호통합병동 가는 게 맞는 거 같은데' 하는 생각부터

하는 마음가짐부터 글러먹은 간호사 바로 나야 😭

임상에 있는 동안 좋은 간호사가 되겠다 다짐하면서도

언제든 경력만 쌓으면 #3교대 탈출하고 싶고,

어떻게든 더 좋은 조건으로 #탈임상 해서

나 살 길부터 찾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더 임상에 마음을 정착을 못 하나?

조급하고 복잡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애초에 병원 규모, 복지, 월급 보고

지원해서 들어온 거면서

이런 생각하는 게 뭐!! 이러면서

자기합리화하고 나부터 감싸기 바쁜 나인데,,,

이런 나한테 누가 마음 놓고

몸도 마음도 아픈 가족을 믿고 맡기겠나? 싶어서

현.타도 오고 싱숭생숭한 거 같아

  

지금 당장은 '수습기간 3개월부터 잘 버텨보자'가

목표고, 나와의 약속이지만,,,

3개월 지나고 3월이면 정규직 전환되고

월급도 정규직 본봉으로 나온다는 장점과 함께

Chart training 시작과 5월 병원 인증평가 기간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어서 막막하기만 해

(일은 제대로 잘 하지도 못 하면서 정규직 월급은 받고 싶은 돈.미.새)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걱정해서 뭐하나 싶고

일단 3개월부터 잘 버텨보자 ! 하면서도

매분 매초마다 "열심히 해보자"와 "이게 맞나?"의

무한 반복 굴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런 나 너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들과

조울증(?) 의심될 정도로 감정변화 롤러코스터인데

투덜이 스머프 I인간 오구오구~ 해주는

친구들, 주변 사람들 있어서

입사 후 유독 더 인간관계에 있어서

감사함 많이 느끼고 있어 ㅎ

어제 Day와 Night 사이 1 off라서

드라이브도 할 겸 친구 차 빌려서

자취방에서 차로 한 15~ 20분거리 이마트

혼자 장보러 갔었는데

1달 근무하는 동안 X-ray, CT나 투석받으러

자주 같이 다니면서 대화 많이 해서

나 보이면 예뻐해주시고 손 한 번씩 잡아주셨던 환자분이랑

환자 가족분들 마주쳤었거든!!

내가 카트 담은 거 힐끗 보시더니

"몸에 건강한 거 먹어야지. 과자, 냉동음식만 담았네" 하고

잔소리하시면서 걱정해주셨어 ㅎㅎ

내가 달달한 거 좋아하고

디저트로 스트레스 푸는 편이라고

머쓱하게 웃으며 말하니까

나 계산하고 나가는 길에

갑자기 과자 한가득 종이봉투로 2개나 손에 들려주셨어

아니,,,난 내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그마저도 초반에는 X-ray 촬영실, 투석실도 못 찾아

이리저리 병원 투어하면서 버벅거리고

휠체어로 이동할 때 어떤 걸 빼고 어떤 걸 챙겨야하는지도 제대로 몰라서 시간도 많이 지체했었는데

너무 예쁘게 봐주시고,

입원기간동안 감사했다고 말해주시고,

앞으로도 응원하겠다면서 선물까지 주시니까

내가 너무 부족하고 더 잘해드리지 못 했던 게

너무 죄송해서 감사 인사드리고

차에 타자마자 또 펑펑 울다가

훌쩍이면서 차 끌고 귀가했어

2023 시작부터 1일, 2일 연달아 사랑 가득 받아버렸어 ㅎㅎ

 
 

정말,,, 난 좋은 간호사, 나쁜 간호사를 떠나서

환자분. 보호자분들이 나에게 주시는 배려만큼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가 되야할 것 같아

제발 아는 게 없으면 친절하기라도 하라고 Dindurrr

그래도 덕분에 다시 힘내서 일할 힘이 생겼어

자주 울고 또 우는 울보 찌랭이에

사소한 일에도 금방 서러워하고 서운해하는 투덜이지만

주변 사람들 정말 너무 따뜻하고 선해서

오늘 하루 또 버틸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거 같아 ♡

그럼,,오늘 Night 근무도 또 힘내서 잘 해보자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