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를 응원해주는 말이라는 걸 알고,

그 사람도 많은 고민 끝에 나를 위한 "힘내"라는 말을

나에게 전했음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여기서 더 낼 힘이 없는데 무슨 힘을 내라는 건지

울컥하며 감정이 흘러내릴 때가 지금인 것 같아

이 순간도 결국은 흘러갈 순간이고,

지금 버티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라는 걸 알면서도

유독 "힘내"라는 말이 내 숨을 턱턱 막히게 해

내가 도대체 어떤 위로가 듣고 싶은 건지,

위로를 해준다고 해도

그 위로가 나에게 와닿을 수 있는 상태인지

나조차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괜찮은 건지

헷갈릴 정도로 감정에 잠식되어 있어서

나 스스로조차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는 하루

 
 
 
 

일단, 3개월만 버텨서 정규직 전환만 생각하자는

작은 목표마저도 불안한 하루들이

' 내가 3개월 버티면? 과연 1년은 버틸 수 있을까? '

이런 불안감으로 가득한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가라앉게 하는 듯 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멘탈이 약한 사람이었나 싶고,

반복되는 NOE 또는 EOD 근무로

낯선 곳에 제대로 쉬지도 못 하고 출퇴근 반복해서

그냥 지금 잠깐 더 심란한 건가 싶고,

나도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오늘은 유독 2년도 아니고,,,

여기서 1년만 버텨도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정말 자주 들어

1년 버티고 회복실로 로.테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데

남은 11개월 더 잘 버틸 수 있을까?

눈 딱 감고 출근하고 퇴근하다보면

어쨌든 시간은 가는 거니까 이렇게 버티는 게 맞는걸까?

언제든 힘들면 그만둬도 괜찮다,

우리 딸이 버틸 수 있을만큼 해보고

그래도 아니면 아닌거다

그건 너의 잘못도 아니고, 너의 문제도 아니니까

할 수 있는만큼 해보라는 엄마 아빠의 말에

감사하면서도,,, 의도와는 다르게

이대로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과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죄책감,

이 곳을 퇴사한다고 해도 그 뒤에 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짖누르는 기분이 들어

 

좋은 사람, 좋은 간호사가 되겠다던 다짐은

힘듦과 지침 앞에 이렇게도 쉽게 무너져버려

 
 

입사하고 처음으로 식욕이 없어서

언니가 걱정하며 우리집으로 배달시켜준 분식에도

손이 가지가 않아서 당황스러워

분명 오늘 출근 전, 근무 중에도 먹은 게 없는데

물조차도 먹기 싫은 무기력함이

나를 지배하는 듯 해서 너무 무섭다

그저 배란기로 찾아온 호르몬의 문제인지,

내 약하디 약한 멘탈의 문제인지,

독감으로 1 off 반복하며 일하며 쌓인 몸의 피로의 문제인지,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적는 것조차

확신이 없는 나

세상은 내가 하고싶은 일, 좋아하는 일,

편한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건데

급여도 높았으면 좋겠고, 직장도 좋았으면 좋겠고,

업무 강도는 낮았으면 좋겠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았으면 좋겠고,

다 좋기만을 바라는 내가 이기적인걸까?

 
 
 
 

뭔가 여기서 더 쓰다보면

기분이 점점 더 가라앉을 것 같고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푹 ~ 자고 일어나면 조금은 마음이 괜찮아져있길

다시 괜찮은 척 눈이라도 웃으며

출근할 정도의 힘이 생기길 바래본다

신규간호사들 모두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하루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