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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EVE 근무 출근 전,
몇 일 전 퇴사한 12월 입사 동기 동생을 만나서
잠깐 카페에서 3~4시간(?) 수다떨었는데
얘가 병원에서 볼 때는 힘도 없어보이고,
눈빛도 너무 아련하고 곧 울 거 같고,
얼굴색도 회색빛이었는데,,,
퇴사하고 나니 이렇게 밝은 친구였구나 싶을 정도로
환하게 웃고, "언니"하면서 달려와서 안아주는데
진짜 너무 너무 보기좋고
이제야 너가 26살 이었던 게 생각나더라 ㅎㅎ
29살이 된 나도 너무 너무 힘들고
하루 하루 눈물 마를 날이 없는 이 곳에서
온몸을 긴장하고 모든 사람 눈치보며 보낸 근무 시간들이
너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고, 스트레스였을지,,
너의 병동 사람들이 너에게 했던 수많은 언행들이
너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고,
눈물이 됬는지 잘 알기에
나는 너의 퇴사를 무조건적으로 응원하는
첫번째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했어
내가 24살 첫 병원을 퇴사할 때는
단기간에 10kg 가 넘게 빠진 내 모습을 안쓰러워하던
내 가족들조차도 내 퇴사를 반대했었거든
처음은 누구나 다 힘들다, 다들 힘들어도 버티는 거다,
다른 사람 다 버티고 있는데 넌 왜 못 버티냐,
버티다보면 적응되서 괜찮아질거다,,,,
근데 알지? 내가 너무 힘들면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던
내가 원하는 말이 아니면 그저 다 스트레스고 상처가 되고,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거 😭
그 때 당시에는 퇴사를 안 하면
정말 내가 이 병동에서 죽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마음이여서
퇴사를 말리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조금만 더 힘내보자, 넌 할 수 있다" 응원해줘도
그게 응원으로 안 들리고, 내 힘듦은 안 봐주고,
형식적인 말만 하는 거로 느껴져서
내 사람들한테 배신감도 느끼고
병동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내 사람들한테까지 돌릴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던 거 같아
근데 난 그 때 나중에 내가 이 퇴사를 후회하더라도
지금의 내 결정이 맞다고, 너부터 살고 보자고
내 퇴사를 응원해주고 내 결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이라도 절실했거든
가족도 내가 가족 중 첫 의료인이고, 첫 입사니까
임상생활이 어떤 분위기인지,
업무적인 부분은 어떤 부분이 힘든지,
왜 내가 1년도 못 버티고 퇴사를 원하는지
아무리 말을 해도 잘 이해 못 하는 분위기였고,,,,
그 때 당시에는 병동 동기나
친한 입사 동기들도 단 한 명도 없었고,
심지어 지인 하나 없는 타지여서 더 힘든 게 컸던 거 같아
내가 힘든 걸 톡이나 전화상으로 털어놓는 거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처와 스트레스들이 많았어
너의 부모님조차 이 퇴사를 반대한다고
그게 너무 스트레스고 서운하고 제일 큰 부담이라고 했을 때,
적어도 나는 너의 퇴사를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우리가 이 병원에 입사한 건 여러 이유들이 많았지만,
그 수많은 이유들 중
딸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직장에서 일하길 원하는
부모님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고 싶어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에 입사한 것도 있었기에
너가 많은 눈물 끝에 퇴사를 결정했을 때,
부모님께 제일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너의 말이 너무 이해가 됬던 것 같아 😭
근데 결국은 너가 퇴사를 하던 안 하던
너를 제일 이해하고 감싸안아주실 분도 부모님인 거 알지?
앞에서는 퇴사는 절대 안 된다고 해도,
뒤에서는 우리 딸이 얼마나 힘들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됬을지
너 걱정 가득한 시간들을 보내셨을거야
내 12월의 동기이자 동생아,
임상은 우리 세상의 전부도 아니고,
여긴 그저 작은 공간 하나일뿐이니까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해볼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했던 밥도 잘 챙겨먹고,
스트레스도 악몽도 없는 밤, 잠도 잘 자고 푹 쉬면서
더 행복할 너의 미래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야 ♡
알았지?
나는 여기서 어떻게든 아둥바둥 더 버텨볼테니
일단 너부터 임상이 아닌 곳에서 행복해지렴 💛
지금까지 너무 수고 많았고,
앞으로는 입사 동기말고 그냥 언니. 동생으로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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