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 일기는 2/19 N 근무하고 퇴근할 때 있었던 일인데

진짜 너무 웃겨서 일기장에 남겨두려고 ㅎㅎ

어제 퇴근하려고 엘리베이터 누르고

2 off 동안 푹 쉴 생각만 하면서 멍 때리고 있는데

2호실이랑 8호실이랑 환자분들끼리 좀 친하셔서

환자 5분이랑 보호자 2분이서 휴게실에 앉아계시다가

나 보더니 주변 한 번 쓱 훝어보고

완전 은밀하게 내 귀에 속삭이면서

쌤 잠깐만 와보라고 하는 거야 ㅋㅋㅋㅋㅋ

순간 비몽사몽한 정신에 007 인줄 알았어 진짜

( 앟,,, 잠시만,, 007 너무 나이 티난다,, 어린척 하기 나도 알려줘

요새 얘들 첩보작전 뭐에 비유하누,, 쩝,, 나도 라떼족 다 됬어! )

나,,, 안 그래도 퇴근 늦어서

얼른 누구보다 빨리 집 가고 싶은데 왜 그러시지? 하면서

일단 쪼르르 갔는데

나보고 진짜 뜬금없이 "쌤 남자친구 있어?" 하면서

다들 나 보는데 눈빛이 너무 흐믓하신 거야,,

 

보호자는 "왜 그런 거 물어봐,,,그런 건 다 비밀이야" 하고

환자분 툭툭 치면서 웃고 ㅎ

그래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나 남자친구 소개해주시려고 그러나 싶어서

반은 두근거리면서 설레고,, 반은 동공지진하면서

 

"저 먹고살기도 바빠가지고 그런 거 없어요" 하면서

머쓱하게 웃었거든 🙈

그러니까 환자분이 " 아침마다 오는 레지인지 인턴이랑

쌤이랑 항상 같은 향 나. 우리 다 눈치 챘어. 잘 어울려.

일하면서 힘든데 잘 만나면 좋지. " 이러시는 거야 ㅋㅋ

내가 그 말 듣고 순간 멈칫했다가,,,

" 아니 ㅋㅋ 도대체 누구에요 그 사람 ㅋㅋ 저도 알려줘요

나 그 쌤이 누군지도 모르고 아니라고요 진짜

제 남친 누군지 저도 좀 알고싶어요 " 하면서

진짜 빵 터져서 막 엄청 웃었거든

그랬더니 " 진짜 아니야? 왜에 ~ 우리가 비밀 지켜줄게.

잘 만나봐. 아직 그 정도 사이는 아니야? " 이러셔서

진짜 완전 갑자기 잠 깨면서

환자, 보호자들이랑 엘베 내려가는 길까지

엄청 웃다가 왔어

아니면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하시길래

" 덕분에 상상 연애라도 해서 잠깐 행복했어요 " 하고 왔는데

어쩐지 한동안 2호실, 8호실 아버님들이

나 갈 때마다 흐믓하게 보시더라니 ㅋㅋ

나도 모르는 새 환자들 병원 생활의 활력소

내가 되어있었어 🤣🤣🤣

 

내 얘기로 삭막하고 심심한 병원 생활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셨으면 된거지 뭐 🙈

하지만 ,,, 남자친구요? 없어요,,,

없어진게 아니라 아니,,, 그냥 원래 없어요 🤣🤣🤣

앞으로 제 생애 그런 거 없을 거 같은데요

( 친구, 동생들, 언니들 결혼식 열심히 가서

각종 호텔 뷔페만 열심히 도장깨기하고 있어유 ㅎㅎ )

진짜 오랜만에 완전 빵터지게 웃고

뭔가 나 딸 같이 편하게 봐주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기도 하고, 마음 따뜻해졌어

아유~ 우리 귀요미 환자분들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

매일 일에 치이고 내 한계에 울컥하다가도

귀엽고 따뜻한 환자들 덕분에

하루 한 번은 무조건 웃게 되는 거 같아

남은 입원 기간동안에도 열심히 뭐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든 도와드려야지 ㅎㅎ

🧡 개복치인 저 잘 부탁드려요 🧡

다시 생각해도 너무 웃긴데,,, 이런 재미라도 틈틈히 있어야

또 힘내서 하루라도 더 일하지 싶어 ㅎㅎ

오늘까지 off 니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푹 잘 쉬고,

좋아하는 디저트들도 야무지게 잘 챙겨먹고 ♡

내일부터 3 eve 화이팅해보자!!

나 소즁한 내 사람 자룡이🐈 4월 캐나다 가기 전에

우리 동기 4명이서 3월 만날 날 pick 해야 하는데

이제 2월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3월 근무표 아직도 확정된 거 하나도 없다는 게 실화?

내놔요 제발 내 duty,,, 어차피 이상하게 줄 거고,,,

계속 변경할 거면서 왜 늦게주기까지 하냐고!!

 

어쨌든 난 무조건 할 수 있다 ~ 난 무조건 행복해진다!!